GO THE DISTANCE!

내가 블로그를 시작한 이유와 지식 거지 이야기.

by makeany

 

내가 좋아하는 유튜버가 올린 영상 중에 초창기에 올린게 있었다. 화질도 좋지 않았고 무엇보다 음성이 작아서 볼륨을 키워서 듣다가 영상 자막을 보면서 내용을 이해했다. 하지만 내용은 아주 훌륭했고 지금도 자주 들러 새로 업데이트한 영상을 훑어 본다. 어느날, 그 영상의 댓글을 보다 조금은 충격을 받았다. 

 

대부분 좋은 내용에 감사하다는 댓글이었는데 부정적인 부분도 있었다. 이를테면,

"좀 올리기 전에 한번 검토하고 올려라."

"이딴 영상 올리면서 녹음 확인했냐? 짜증난다."

"모기 우는 소리가 난다."

"엄마 크리때문에 밤에 조용히 녹음헀냐?" 등이었다.

그럼 왜 그들은 그렇게 말할까? 그리고 왜 난 이런 댓글에 분노의 심적 변화가 생겼을까? 그건 세상이 바삐 변하고 있고 라떼보다 지금이 지식과 깨달음을 얻는 수단과 방법 그리고 그것을 얻기 위한 에너지 소모가 현저히 흔해지고 낮아졌기 때문이다. 불과 20년 전만해도 어떤 정보를 얻기 위한 수단은 책과 대화가 80% 이상이었다. 그래서 난 어떤 정보를 얻고자 목표를 세우고 주변 사람에게 전문가가 누군지 물어보고 관련 서적을 구하기 위해 중고 책방과 서점을 기웃거렸다. 

정보의 편중은 점차 사라져가고 있고 정보의 편재가 공기처럼 흔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지컴 이지고(Easy Come, Easy Go.) 라는 진실이 여기에서는 통하지 않는 것일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돈을 버는 과정이 생략된 쉽게 번 돈은 쉽게 나간다. 깨달음도 치열한 자기부정이 없이는 순간의 엑스타시로 끝나듯이 유튜브에서 얻은 지식도 머리에서 스파크는 만들 수 있지만 장작을 태우는 큰 불이 되기 위해선 반드시 자신의 시간과 살을 깎아 만든 검불이 필요한 법이다.

너무 쉬워지니 그 소중함도 연해지고 흩어지더니 이제는 사라졌다. 친구들과 함께 모여 술잔을 부딪힐 때 느꼈던 왁자하던 그 흔하디 흔했던 밤 분위기를 COVID-19가 지나가는 지금 이 시간엔 너무도 그리운 추억이 된 것처럼.

 

유튜브 영상이든, 블로그의 글이든, 트위터의 촌철살인이든 그 길이와  내용에 관계없이 그것을 소비하는 사람들은 그만큼의 노고에 예의를 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중함과 흔함을 구분하지 못하는 우리와 나. 그(녀)와 나의 마음에 경종을 울리고 싶어서 댓글을 남겼다.

 

"거지가 오랫동안 적선을 받으면 그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여 나중에는 마음에 들지 않는 적선을 화를 내며 거부한다. 요즘에 새롭게 생긴 '지식거지'들의 행태가 이와 같다."

 

이 블로그를 시작한 것도 기억이 쉽게 분절되는 휘발성 강한 내 뉴런 시냅스를 고정하기 위함도 있지만,  그것보다 누군가 먼저 닦인 길을 그냥 쉽게 걸어가는 나의 마음이 너무 송구했기 때문이다. 시간을 내어 이렇게 하지 않으면 안될것 같은 사명감까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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